저녁을 먹고 아내가 내일은 일찍 퇴근하냐고 물었다.

 

"글쎄, 무슨 일 있어?"

"예빈이 생일이잖어."

 

순간 두둥!

나 아빠 맞나?

왜 회사는 당연히 야근(요즘은 철야)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거지?

(야근 수당 없음. only 밥값5,000)

 

아마도 개발자이기 때문에 피해 망상 병에 걸린 것 같다.

또 한 번 슬프다.

 

010315-30XX31X

그래도 울 아기 주민번호는 왜운다.

예빈아 사랑해.

 

회사입니다.

지난 두주간 업무시간에 일이 밀렸습니다.

왜 밀렸을까요?

업무시간에는 인터넷 서핑도 금지하고 일만 했습니다.

그래도 일이 밀립니다.

위에 투덜대도 소용이 없습니다.

업무 성격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일부터 어제까지의 로그 재적재 중입니다.

그나마 자동화 시켰으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제도 회사에 있었습니다.

하도 마음이 답답해서 명동까지 걸어갔습니다.

활기찬 사람들 보니 기운이 났습니다.

저 때문에 집에 갇혀있을 아내가 생각나서 전화했습니다.

"저녁 먹었어?"

"아니, 예빈이 깬지 얼마 안 됐어."

"명동으로 올래? 저녁 같이 먹자."

"그래? 가면 8시인데?"

"그냥 걷다가 여기 왔는데, 생각나서. 달님씨 이런데 좋아하잖아. 빨리와. 책보면서 기둘릴께."

"^^ 알았어. 명동역에서 봐."

예빈이가 요즘은 귀엽습니다.

키가 작아서 그런지 올라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빠고 엄마고 다리에서 시작해서 어깨까지 계속 올라갑니다.

무등을 태워주면 좋아합니다.

 

저녁 맛있게 같이 먹었습니다.

명동역에서 9시50분에 다시 헤어졌습니다. 회사로 돌아왔지요.

 

그냥 슬픕니다.

행복이 뭘까요?

돈 부족함 없고, 남 부럽지 않게 살면 그게 행복일까요.

(요즘 시세로 10억은 있어야겠죠. ^^;)

 

교회도 안 나간지 8개월이 되어갑니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을 버린 건 아닙니다.

교회만 버렸습니다. ^^; 하긴 제 QT시간도 버렸지요.

 

기도하고 싶습니다. 펑펑 울고 싶구요.

사는게 너무 힘들다고 하나님한테 투정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렇게 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사는 게 원래 그런거야. 툭툭"

 

월요일에 오픈하는 게 두 개 있습니다.

또 일해야지요.

스펙도 없는 개발입니다.

제 딴에는 뭔가 잘 준비해서 개발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몸에 밴 습관이 아니라 힘듭니다.

 

지난 달 강의 들었던 분들한테도 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자꾸 자꾸 미뤄집니다.

 

그냥 그냥 저도 이렇게 삽니다.

"달님씨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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