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대로 된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원하면 사람을 잘 키우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아웃소싱으로 전문가를 영입해서 자사의 부족한 역량을 채울 수 있겠지만, 핵심적인 비즈니스 노하우를 외부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아웃소싱한 업체가 경쟁사에도 동일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복제할 경우도 있기에 자사에 만들어 놓은 서비스의 희소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사람을 키워도 그 사람이 성장하는 만큼 금전적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그 사람의 능력을 탐하는 돈 많은 기업으로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기술을 잘 배워서 업무적 성과나 팀내의 기여도가 보통 이상일 경우,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지불하는 월급 내지는 연봉의 상승이 있어야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조직에 남아있게 됩니다. 만약 그러하지 않다면 심한 좌절감 내지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직을 떠날 기회를 찾게 됩니다.

SI,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입니다. 왜 시스템을 통합할까요. 전사적 자원(Enterpise Resources)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효율적이라 함은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것을 뜻하는데, 매출 증가보다는 비용절감에 목표가 맞춰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은 인력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것이고, 프로젝트가 완료하고 나면 많은 자리를 컴퓨터가 대신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프로젝트가 SI 입니다.

이런 프로젝트에 자사의 인력을 배치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더 이상 좋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SI 프로젝트의 주변을 살펴보면 "인력 좀 구해봐"라는 소리가 아주 빈번하게 들립니다. Time to market, Time to market 해서 빨리 만들어서 서비스를 진행해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다고 합니다만, 구글이 그렇게 시장을 선점했는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구글은 주식에서 번 돈으로 괜찮은 서비스들을 M&A 해서 영역을 넓혔다고 하는 것은 일견 맞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M&A에 능한 S모 그룹과 달리 구글이 그나마 잘 하는 것은 M&A한 서비스들의 Mashup입니다. 다시 국내 SI로 돌아와서 얘기하자면 국내 표준 프로젝트 개발기간은 2~3달입니다. 거의 기정사실화 된 것이죠. 설계와 아키텍트, 기획을 얘기하지만 한 큐에 모든 것을 다 날리기 위해서 전략적 접근보다는 일단 오픈하자라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고객 서비스를 위한 프로젝트라기 보다는 오픈했다는 성과지향적 숙제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각박하게 돌아가는 SI 시장에서 인간미를 찾기는 힘듭니다. SI프로젝트가 프로그래머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전장(battle field)라고 얘기합니다만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프로그래밍 습관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협력보다는 납기일을 지키기 위한 자기방어적 책임면피 습관이 되어버립니다. 다시 말하면 프로그래머의 Last Chapter(마지막 장->막장)일 수 있죠. 극도의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어버리거나 심지어는 죽음에도 이르게 합니다. 관련글: http://www.okjsp.pe.kr/tag/죽음

SI 프로젝트의 외주 관행은 없어졌으면 합니다. 유지보수 계약 대신 자사 직원으로 영입해서 책임감 있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국가 또는 금융권의 중차대한 프로젝트라는 말에 현혹되어 총알받이로 머릿수 채우기 위해 투입되는 SI 학도의용군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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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 http://news.chosun.com/site/data/img_dir/2007/05/06/2007050600445_0.jpg
중매 했으면 빠져라.

결혼생활까지 껴들어서 감놔라 배놔라 오늘은 부부관계해라 그리고 문서 남겨라. 애는 언제 나올 것 같냐. 좋은 산부인과 소개해줄까. 요즘 트렌드는 이러하니까 이런 것은 갖춰야 된다. 조금 답답하더라도 참아라. 결혼생활이란 게 이런 거다. 내가 다 잘되자고 이러는 거지. 나도 그냥 쿨하게 물러나고 싶다. 하지만 도의라는게 있잖냐. 내 사정을 봐서 좀 이렇게 하자.  다음 번엔 더 좋게 될거야. 몇 년 지나고 봐라 내 맘 그때 가면 알거다.

...

갑은 답답하고... 왜 더디니까. 의뢰했더니 어디서 온달 같은 색휘들만 골라서 오냐.
...

병은 모... 시키는 대로 해야지... 내가 가진 게 조금만 더 있더라도 이런 더러븐 꼴은... 에혀~
이건 뭐 병진도 아니고...



SI발

연변,길림 출신의 조선족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죠.
이 분들 요즘 카르텔 형성해서 가격 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연변 과기대가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L모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프로그래밍 교육과정을 밟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hn의 검색 결과페이지 만드는 팀이 한국의 3배 규모로 중국에서 팀이 짜져있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어 할 줄 아는 사람들이죠. 네이놈의 검색결과 페이지 팀이 중국으로 옮겨갈 줄 2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기 몸값을 꾸준히 올려갈 것입니다.


임페리얼 3잔 스트레이트로 마시니 생각이 약간 풀렸습니다.

프로그래밍으로 오르가즘 느껴보신 적 있나요.
아니면 해발 1000미터 이상의 고지에서 산을 본 정도의 감정이 쏟아지는 프로그램을 만나보았거나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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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톱니바퀴 아시나요? 모던타임즈에서 약간 업그레이드 된 것입니다.
그래도 그냥 부속일 뿐이죠.
밥그릇 싸움 중요합니다. 생계가 달린 일이니까요.
프로젝트라는 시스템 부속으로 존재하는 가치를 즐기십니까?

먹고 살기 위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선택했나요?
죽지못해 사는 것 아닌가요?
네 글자로 말할 수 있죠. 로또인생


저항의 기본은 존재의식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때문이다를 명확히 알면 싫다 좋다의 판단 기준이 서게 됩니다.
그게 없다면 시스템(조직)에 비굴하게 되죠.

역사를 알면 미래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무엇이 가치있는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
컴퓨터라는 인프라의 역사가 무엇인지. 누가 컴퓨터를 만들어서 나로 밥 벌어 먹게 판을 만들어 놨는지. 소프트웨어는 왜 태어났는지.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2007년 말 내가 왜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잇권때문에 먹고사는 것 때문에 지조를 쥐좆처럼 아는 대다수의 대한민국입니다.

왜 사냐건 웃는데, 왜 웃나요? 웃긴가요? 아는거 물어봐서 웃는 것인가요? 부담스런 미소인가요. 썩소라도 날리실 건가요?
이제 유치함(childish)을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요.

ps.존재의 책임을 지면서 산다는 것이 이리 힘든건가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동생은 차를 몰고 나가서 안주, 술 등을 친구의 마트에서 공수해 오더군요. 동생 얘기로는 땅콩 1kg이 식장의 매점에서는 만원씩 하는데 마트에서는 4,000원이라고 하면서 많이 아끼는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보셨나요. 위병소 앞에는 많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고무링부터해서 모자, 벨트 등을 팔고 있습니다. 모두 고가입니다. 혹시 한라산 꼭대기에 있는 매점에서 한 개에 천원씩하는 초코파이를 보신 적이 있으셨는지요. 시험장 앞에서 컴퓨터용 사인펜을 500원, 1,000원에 파는 사람들도 있지요. 마트에 가면 싼 게 있지만 말이죠.

흔히 바가지라고 얘기하는 현상입니다. 절박한 순간에 없어서는 안될 것처럼 보이는 것을 평소의 물가의 몇 배의 가격을 붙여서 파는 것이죠. 공통점이 있습니다.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일들입니다. 사전 준비가 꼼꼼하게 되어 있다면, 다급하게 마음 졸이며 구하지 않아도 될 것들입니다.

몇 일 사이트를 제대로 보지 못한 사이에 재밌는 글들이 논란이 되고 있더군요. 그 중 하나를 보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력없고 기여도 없이 단가만 높게 부르는 (프리)개발자들 문제  [39]
http://www.okjsp.pe.kr/seq/106866

리플이 제법 많이 달리면서 논쟁을 불러왔는데, 마치 우리 자바개발자도 한라산 꼭대기 매점의 초코파이, 위병소 앞의 고무링과 같은 신세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장의 원리죠.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SI(라고 쓰고 sibal 이라고 읽습니다) 프로젝트에 투입하려면 신화적인 아무도 책임지기 어려운 Man-Month 에 따라 인력이 구성됩니다. 인력의 능력에 따라 프로젝트가 산정되는 것이 아니죠. 그러다 보니 파견직 중에 생기기 쉬운 것이 가서 머릿수라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뽑히는 인력입니다.

급한 상태에서 구매하는 물건은 품질을 고려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냥 이번 한 번만 어떻게든 넘어가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알지도 못하는 인력을 파견하는 이유는 회사에 준비된 인력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goodhyun님의 유명한 만화 있죠. "자바 두 명 타요"

제가 알기로는 offshoring 흔히 말하는 아웃소싱에서 inhouse 트렌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두 포털을 보면 외주에서 내부인력의 역량과 직원의 수를 늘려가는 것을 봅니다. SI가 씨받이라면 이렇게 태어난 프로젝트의 산물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것은 SM 즉 유모(씨받이 밀크)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SI라는 직군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체 회사의 전산실에서 좋은 사람들을 길러내서, 정말 버림받지 않는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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