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농공상의 문화가 많은 영향을 준 듯하다. 이러한 전통문화와 굴뚝산업에 익숙한 경영진들의 경영방식 때문에 소프트웨어산업은 악순환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의 가치를 모르니 전문가가 생겨나기 어렵고 전문가가 없으니 좋은 제품을 만들 수가 없고 그러니 경쟁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게 된다.

미국의 소프트웨어회사를 방문하게 되면 주시해 볼 것이 있다. 주요 기술직에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잘 주시해 보면 대개 나이가 많은 사람들임을 알게 될 것이다. 40대에서 50대, 60대도 눈에띈다. 그런 사람들의 명함에는 보통 'Fellow Engineer', 'Chief Engineer', 'Chief Scientist'라고 쓰여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회사에서 하는 역할은 기술적인 중요한 결정을 담당하게 되는데 관리쪽 일은 전혀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리쪽 일을 하게 되면 이미 기술자로서의 능력을 조금씩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회의에서 만나더라도 이런 사람들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새 제품을 기안하는 사람은 마케팅부서 같은 기획조직에서 시작할 지 모르나 그 기안의 기술적 승인은 이런 최고 기술자가 한다. 물론 시장성, 수익성 같은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추가로 판단할 일이다. 기술적으로 승인이 안 나면 프로젝트는 취소될 수 밖에 없다. 기술적으로 안 된다는데 영업에서 무대포로 밀어 붙일 수는 없다. 이런 기술자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직위이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최고 기술자라고 하면 적어도 코딩 같은 바닥업무에서도 손을 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을 떼는 순간부터 서서히 현실감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판단능력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꼭 실제 체험을 해서 익혀야 한다.

 

from: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114977&g_menu=090334

[김익환의 '대한민국에 SW는 있다'] 기업이 SW전문가를 기르는데 앞장서자
 
김익환 SW컨설턴트 ik_kim@yahoo.com
2004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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