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의 최극한은 2002년 월드컵 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때는 전 국민이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다들 빨간옷 빨간 액세서리하고 다니는데 굉장히 자연스러워 보였던 때였고, 응원석에 빨간옷 입고 있지 않으면 괜스레 튀는 느낌이 들었었죠.

군복까지는 안되더라도 "Be the Reds!"라는 흰글씨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것은 무언가의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있습니다. 팀이 있습니다. 회사의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은 가족과 지내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업무적인 관계로 같은 공간에서 같이 점심이나 야근을 위한 저녁식사를 하지만 가족과는 달리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한다면 뭔가 잘 조직된 팀같아보이고, 웬지 모를 신뢰감도 형성됩니다. 그래서 복장이나 행사 이벤트 등으로 마음을 모으려는 사내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활동을 즐기는 반면 어떤 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 눈을 피해서 다니듯 애써 소외된 자리만 찾아다니는 부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애시당초 친목도모라는 것을 귀찮아 하기도 합니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자라 온 배경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지향하는 바도 개개인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 같은 회사 조직에 있다는 것은 그 조직이 잘 되기 위한 비즈니스 목표를 갖고 그에 동조해서 같이 일을 하는 것이지 자신의 전인격을 다 바쳐서 충성을 다 해야 할 당위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어떤 사람이 팀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죠.

팀 내에서 편한 사람들끼리 모여 다닐 수도 있고, 상대하기 부담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고들 산다고 팀 내에 외롭게 회사를 다니는 수위아저씨 같은 존재의 팀원이 있다면 그것도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누군가 팀 내에서 존재감을 잃어버리게 되면 머지 않아 그 팀을 떠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팀에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애혀~ 이 돈 받고 여기서 일하느니, 그냥 다른 데 가는 게 낫지"라는 생각이 매 시간 가슴을 때리기 때문이죠.

자유로울 수 있는 배려와 적절한 관심, 팀이 잘 운영되기 위한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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