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이곳에 입사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4년간 프리랜서로 있었던 것과 이곳에서 정직원으로 1년 생활한 것은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프리랜서로 같은 건물에서 일했을 때는 심적으로는 편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객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일터를 스쳐지나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동료들은 지금도 보고 싶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한명한명 추가될 때마다 그리움이 몰려옵니다.
나이 40에 처음 개발 연구팀 팀장으로 살아간 일년은 참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좋은 팀장은 아니었다고 그래서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한 것 뿐입니다. 정직원으로 생활을 하는 것은 굉장히 걸리적거리고 복잡 다단한 일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서류, 보고, 문서 등등 내가 개발자라는 생각을 거의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으니까요.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탈도 했지만, 연구소장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은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지난 주 데브데이에서 바베큐 파티 시간에 사장님께도 한 소리 들었습니다. 저를 이곳에 추천해 준 사장님 친구에게 따진다고, 그러니까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함께 잘 해보자고. 

프로젝트 막바지입니다. 요즘은 집에서 자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밤을 새고, 근처 사우나 가서 피로를 푸는 날이 많습니다. 벌써 3주 정도 되는 것 같네요. 강의 요청도 많은데, 거의 거절을 합니다. 12월 5일은 OKJSP 10주년인데,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옷갈아 입으러 가는 날만 아이들과 식사하는 정도입니다. 아내와는 전화와 Facetime 정도로 조금씩 얘기를 합니다. 아이팟터치4와 제 맥북프로가 facetime으로 연결되는 것이 참 다행입니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는 것도 있는데, 시한이 정해진 것이라 잘 마치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에 혼자 있는게 익숙해집니다.

좋은 아빠가 소원이었는데, 그렇게 되기 정말 쉽지 않군요.
좋은 팀장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대로 되는 것은 T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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